Victor

[생각] 죽음을 겪는 것은 생각 만큼 힘든 일일까?

생각 더하기 · 2024-02-24

오늘 팀장님의 부친상을 다녀오면서 드는 생각.

죽음을 겪는 것은 생각 만큼 힘든 일일까?

힘들었다. 적어도 나에게 다가온 첫 죽음은 주변을 파괴시킬만큼 힘들었다.

우리의 터전을 옮기게 했고

우리의 생각을 바뀌게 했고

우리의 머리 속에서 지워가게 했다.

19년 12월 말 주말부부였던 나는

아침에 출근하려고 씻고 있는데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평소에 이 시간에 전화할 아이가 아니어서 이미 불길했다.

엄마의 사망소식.

급하게 달려갔지만 남은건 싸늘한 주검 뿐.

그나마 엄마가 항상 말하던 잠들다가 죽기 원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60을 채우지 못한 엄마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갔다.

탁구를 좋아하던 엄마는 결국 그 행복한 마음으로 갔다.

처음으로 겪는 가족의 장례에 한참을 울었고, 장남으로써 남은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이 앞섰다.

하지만 지키지 못했다는, 평소에 잘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곧 사로잡혔고 이 죄책감은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죽음을 겪기 힘들었던 나는 엄마의 사인을 찾기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녔으나 남은건 엄마의 빈자리 뿐이었다.

자꾸 생각이 났다.

정말 엉뚱한데서 자꾸 생각이 났다. 엄마가 해줬던 음식들. 특히 엄마의 김치는 1년정도까지 남아있었고 마지막 김치를 먹으면서 김치가 먹기 싫어졌다.

괜시리 그랬던 것 같다. 김치만 먹으면 눈물이 났다.

처음에는 제사를 잘 지냈다.

기일도 챙기고 수시로 가고, 명절에도 차례를 지내고. 그렇게 잊혀져 가는 엄마를 기억하려고 애썼다.

매년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기억도 변화가 생겼다.

점차 희미해지는 기억이, 내가 원래 엄마가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희미해져 갔다.

점차 엄마를 챙기는 횟수가 줄어들고, 기억이 나지 않고, 기억해보려 해도 엄마의 남아있던 물건들도 하나 둘 씩 없어지는 마당에 기억할 만 한 수단 조차 없어지는게 너무 당연했다.

이제는 돌아가신지 햇수론 6년차, 만 4년이 넘어가는데 엄마는 천국 혹은 어느 세상에서 잘 지낼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살아가는 내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남아있는 아빠가 늙어가는게 싫지만, 나도 늙어가고 있더라.

이런게 순리일까.

죽음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힘들었던 기억만 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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